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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어과외

외국어 학습?

jmsblues 2019. 4. 5. 20:45

유학생활에 가장 큰 걸림돌은 언어구사 능력이다. 흔히 말하는 '어족'이 모국어와 전혀 무관한 경우 더더욱 낯설고 어렵게 느껴진다.(한국어와 프랑스어, 이탈리아어와 프랑스어의 유사,차이점을 생각해보면 간단하게 이해할 수 있다.)

유학을 시작하기전, 성인이 되어서야 접한 외국어로서의 프랑스어도 그러하다. 각 언어의 특징,  프랑서의 경우 성수일치나 여성형/남성형, 을 차치하고라서도 외국어를 배우는 일은 생소하기 마련이다.

 

유학생활이 8년차를 지나고 몇년 전부터 과외를 하면서 프랑스어 그리고 외국어 습득에 대한 태도나 생각도 많이 바뀌었다. 

 

 

 

1. 언어구사능력이 유창하다 vs 언어구사능력이 뛰어나다

 

많은 사람들이 언어구사능력의 척도로 '유창함'을 들곤 한다. 일리있는 말이기도 한게 언어 사용의 숙련도는 유창함을 통해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유창한 언어습관이 뛰어난 구사능력을 의미하는 것일까 ? 개인적 경험에 비추어보면 유창함은 언어구사능력의 작은 단면에 불과하다. 가끔 프랑스 현지유학생들을 과외한 경험과 모교에서 프랑스 학생들을 수업한 경험을 비교해보곤 한다.

 

유학생들의 경우 프랑스에서 이미 학교를 다니고 있지만 언어적 어려움을 느끼거나 프랑스에서 새롭게 대학/에꼴(예체능) 입시를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주재원 자녀 과외는 논외로 보고). 과외를 시작하면서 빼놓지 않고 하는 이야기를 요약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 

 

- 외국어를 접하는 자세 :  과외를 시작할 때 학생들에게 항상 하는 얘기지만 제대로 전달되기 어려운 내용. 언어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판타지를 가지고 접근하면 학습과정이 어려워진다고 생각한다. '프랑스어'가 다른 언어보다 아름답게 들린다고 이야기하는 학생에게는 모든 언어가 아름답다고 대답한다. 치우친 세계관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다는 언어는 그 자체로 드라이하게 보고 접근해야 수월하게 습득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로 중국어나 프랑스어나 무덤덤하게 들을 수 있을때 언어 습득이 시작된다(편견의 예를 들었다). 사실 어떤 의미에서는 세계관의 문제이기도 하다, 언어는 세상을 다른 각도에서 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일 뿐이다. 그리고 굉장히 중요한 점 ; 외국어는 못하는게아니고 '안'하는 것이다. 습득의 대상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 ex)  프랑스어에는 한자어 애증이라는 단어가 없다. Lacan이 만든 신조어를 제외한다면 ; 'hainamoration'. 단어가 없으면 애증이라는 단어에 대한 이해도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언어가 세계관 자체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언어인류학/언어민속학을 참조)
  • ex)  한국어의 특성으로 볼 때, 한국어로는 'my mother'(나의 엄마)는 성립하지 않는다, '우리 엄마'만 존재할 뿐. 독자/독녀의 경우도 '우리 엄마/아빠'라고 표현하는 특성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우리'와 '나'의 긴장관계는 가족과 공동체에 대한 이해방식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  다시 말해 한 언어에 대한 이해는 그 사회의 특징을 이해하는데 주요한 역할을 한다 . 한가지 더, 한국어는 약 60퍼센트의 경우 주어를 생략한다, 상대방의 나이,사회적 위치에 맞춰 존댓말과 반말을 구사해야하기 때문이라고 한다(2016년인가 나온 박사논문)

 

- 외국어는 본인의 필요 여부에 따라 적당히 공부하면 된다 : 과외를 시작할 때 해당 학생이 필요한 언어수준이 어느정도인지 이해하는게  중요하다. 예/체능 학교 입학을 위해 불어시험을 준비하는 경우 수업 초반에 미리 이야기한다. 조성진한테 필요한건 피아노 실력이지 언어가 아니라고, 시험 성적이 필요하면 어느정도 프랑스어에 대한 이해가 생긴 후 시험 준비에 집중해 합격하고 나머지 시간은 자기 전공분야에 집중하는게 맞다. 대학교 입시를 준비하는 유학생은 대개 DELF B2/C1 또는 TCF를 준비한다. 입시과외의 경우 해당 시험에 필요한 능력만 배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인문학 학부생이라 할지라도 석사학생정도의 언어능력을 미리 갖출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 시간에 많은 전문서적을 읽는게 훨씬 중요하다.  잘한 과외는 최대한 빨리 목표를 달성하고 빨리 끝낸 과외인것 같다.

 

2. 원어민 vs 외국인 

 

우연치않게 접하는 과외광고들 중에 '원어민'과외 라는 단어를 종종 보곤한다. 원어민, 프랑스어를 모국어로 가진 프랑스 원어민은  프랑스어를 가르칠 수 있는 것일까?  (나는 '우연히' 불어 교원자격증을 가진 원어민에게 배웠다)

입장바꿔 생각해보자. 모국어(Mother tongue, langue maternelle)가 있다는 건 태어났을때부터 '비교적' 자연스럽게 부모의 언어를 내재화한 것을 의미한다. 모국어를 한국어로 가진 사람의 경우, 한국어에 대한 이해가 뛰어나다고 볼 수 있을까? 생활의 영역, 일상의 영역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겠으나 객관적으로 보자면 원어민은 자연스러운 언어습관을 가진 것이지 언어 구사력이 뛰어나다고는 볼 수 없다. 더욱이 언어 구사능력은 사회적 배경 또는 부모 또는 본인의 학력과 큰 상관관계가 있기때문이다. 변호사의 소장을 읽거나 서점에 인문학 서적을 읽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다시말해 언어습관은 본인의 (안타깝게도) 사회계급을 반영한다. 나같은 경우만 하더라도 한국어 과외는 할 수 없는데 고등교육은 프랑스어로 받았기 때문이다.

 

다른 경험에 비추어보아도 좋을 것 같다 ; 4년전부터 학부,석사를 마친 모교에서 강의를 하기 시작했다 : 

  • 학부 1학년  : 19세기 프랑스 아날학파 '역사학' : 2 클래스 약 80여명 
  • 학부 2학년  : 사회학 이론 '전체주의' :  클로드레비스트로트 의 구조주의, 한나아렌트의 전체주의의 기원 그리고 레이먼드 아론의 정치철학 : 2 클래스 약 60여명 

학기 말이면 Examen final이라고 대강당에 아이들을 모아놓고 3시간동안 글을 쓰게한다(올해는 5월 초). 그리고 교수들끼리 시험지를 나누어  각자 채점을 하고. 내 학생들은 거의 프랑스에서 바깔로레아를 보고 대학에 들어온 평범한 프랑스 원어민들인데 채점을 하려고 글을 읽다보면 생각보다 많은 오류/실수에 놀라곤 한다. 이 친구들도 계속 교육을 받으면서 언어에 대한 이해도 심도있어지고 글도 조심해서 쓰는것 뿐이다. (나도 더더욱 글을 쓸 때 '많이' 실수하기 때문에 글을 쓰고 동료들에게 다시 읽어달라고 부탁한다).

  • 원어민의 장점은 어느정도 베이스가 튼튼해졌을때 탁구치듯이 자연스럽게 얘기를  받아줄 수 있다는 것이다 ;  프랑스어를 기준으로 했을때 아무리 낮게 잡아야 최소한 DELF B2 정도의 레벨은 되어야하는것 같다. 잘 걸을 수 있는 근육이 있어야 뛸 수도 있다.  
  • 외국인의 장점은 비교적 '부자연스럽게' 언어를 했으므로 습득과정의 어려움을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언어, 문법 사용에 예민하다는 점이고 반대로 모국어 사용자가 아니므로 구사방식 자체가 '비교적' 어색하다는 점이다. 문법이 맞는다고 말이 되는건 아니니까. 

3. 외국어로서의 언어 

 

모국어가 아닌 언어로 생활 또는 공부를 하는 경우 깊이가 깊어질 수록 언어의 벽이 점점 더 높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런 어려움은 모국어 사용자도 비슷하게 느낀다, 다른 방식으로/부분에서 느껴질 뿐이지 언어의 세련된 구사 능력은 끝없는 연습과 학습의 결과이다. 언어학자 Ferdinand de Saussure는 언어사용자를(모국어/외국어를 막론하고) Dépositaire(위탁인)이라 표현한다. 언어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볼 때 단순히 그 시스템을 내재화 또는 위탁해  한시적으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석사논문을 쓸 때 내가 지도교수에게 글 쓰는게 너무 어렵다고  불평한적 있다, 외국어라 더 어려운가보다라고. 교수는 글 쓰는건 그냥 어려운거라고 간단하게 대답했다. 쓰다보면 좋아질거라고. 

 

5월부터 연구차 한국 장기간 들어가게 되어 프랑스어 과외를 준비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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